/드루킹의 자료창고 캡쳐

(서울=포커스데일리)  '드루킹'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김모씨가 주축이 된 댓글 역공작 사건으로 정가는 물론 온통 나라가 뒤숭숭하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일부 야당들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재를 만나 듯 연일 정치공세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은 오래간만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나 했겠지만 사실 당선이 결정돼 있던 민주당에 줄을 대고 한 자리를 얻으려다 잘 안 되자 안티가 돼 범죄를 저지른 황당 사건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일부 누리꾼들의 지적대로 '맛집이라 써 줄테니 공짜 밥과 돈도 좀 주세요' 하다 거절했더니 
"밥에서 쥐 나왔다!" 떠들다가 걸린 타락한 파워블로거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는 시각이 적합할지도 모르겠다.

일부 언론과 야당이 주장하는 것이 사실이 되려면 김경수 의원이 드루킹에 댓글 조작 지시를 했어야 하며, 드루킹이 원하는 인사가 이뤄졌어야 했다.

돌이켜 볼 때 지난 대선은 문재인 후보가 압승을 예상했던 선거로 대선 기간 중 여론조사부터 선거 결과 모두 엄청난 차이였기에 조직적인 댓글 조작을 할 이유도 없어 보인다.

과거에 민주당이 그를 고발한 점, 줄을 대려던 김경수 의원이 청탁을 거절하고 이후 3000 개 파일과 메시지를 거의 열람하지 않은 것 등으로만 봐도 김 의원이 드루킹에 지시했다거나 보고받았을 개연성도 없어 보인다.

물론 이에 놀아난 정치인들과 지지자들이나 당원들도 있을 지도 모르나 설령 잘못이 있다 해도 개인의 일탈을 이병박·박근혜 정부 시절 군·관과 국가 정보기관을 동원한 댓글 공작과 동일시하는 것은 무리다. 

더욱이 처음엔 돕다가 나중엔 비방한 세력이므로 억지로 연관 짓기 어렵다.

닫혀 있던 드루킹의 자료창고가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나 18일 오전 현재 드루킹의 자료창고는 자유롭게 포스트 열람이 가능하도록 공개 전환된 상태다. 

구속 이후 이 블로그는 비공개 전환됐으나, 드루킹 측이 모종의 이유로 블로그를 다시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씨는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로, 직접 블로그 관리가 불가능해 접견 인사가 요청을 받아 게시물을 공개했거나 블로그 운영을 대리하는 다른 인물이 임의로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가 운영했다는 경공모 회원들의 언론에서 밝힌 증언들에 따르면 드루킹의 논리는 다소 황당함을 넘어 웃지 못 할 궤변들로도 들린다.

'평창올림픽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부터, '노무현의 죽음을 문재인 대통령이 방조했다'는 이야기, '일본이 침몰해서 피난민이 발생할 것인데 그전에 개성공단을 인수해서 일본인들을 받아주고 돈을 벌어야 한다'는 이야기, '일본의 해상 자위대를 인수해 중국 내전에 대비한다'는 등의 이야기도 했다고 한다.

게다가 놀랍게도 청와대를 프리메이슨과 제수이트가 접수했다는 이야기까지 더해 더구나 그를 점쟁이나 예언자처럼 여기며 거의 신봉한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 자체는 음모론자들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다. 하지만 일반 사람들은 잘 들어보지 못한 것이라 그냥 황당한 괴담 정도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일반 시민들은 무협지보다 못한 전혀 무가치한 이야기로 듣고 넘겨 버린다.

돌이켜 보면 드루킹 사건은 민주당이 매크로라는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해 댓글 조작한 의혹으로 경찰에 고발해 진행된 사건이다.

고발에 따라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던 과정에서 드루킹 일당을 검거해 검찰에 넘긴 사건이다. 이제 검찰이 보강 수사를 통해 사건의 전모를 철저히 밝히는 수순을 밟으면 되는 사건이다.

혹여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당이 정치적 호재로 이용하려 한다면 황당한 '일본 침몰설'을 믿고,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들을 이상한 종교에 사로잡힌 집단으로 생각하는 허무맹랑한 인물에 흔들릴 국민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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