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빌딩 화재 현장.2018.11.26/MBC뉴스

(서울=포커스데일리) 남기창 기자 = 서울의 KT 아현지사에서 난 불로 통신 대란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26일 오전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참여해 화재 현장에 대한 2차 합동 감식이 진행 중이다.

KT는 본격적인 보상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번 통신대란은 예고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현지점 화재로 발생한 통신대란에 대해 KT 구성원들의 일차적인 반응은 "올 게 왔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통신 불통으로 인한 불편함과 경제적 손실을 넘어 사람의 생명과도 관계될 정도로 피해는 심각하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kt 아현지점은 마포, 용산, 서대문 등지의 통신장비가 집중된 곳이어서 피해 규모도 컸으며 분산배치, 백업체계 구축 등의 최소한의 통신공공성마저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아현지점 화재로 인한 통신대란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진 것은 장애 시 우회로를 구축하는 백업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KT새노조에 따르면 장비를 아현으로 집중화시키는 과정에서 ‘설비 최적화’라는 이름으로 유휴 동케이블마저 빼서 팔아먹을 정도로 KT 경영진이 수익에 집착한 한 점을 지적했다.

노조는 "이는 수익추구 경영에 따른 인재나 다름없다."면서 "'백업체계 구축에 비용을 쓰느니 대형 장애가 발생해도 그만이라는 식'으로 무책임하게 통신공공성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통신 경영에 있어서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게 통신 공공성이다.  통신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난상황에도 버틸 수 있는 여유 용량의 장비운용이 필수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는 곧 장비 이중화를 통해 우회 회선 구성을 가능하게 할 백업체계 구축과 적절히 분산된 시설 배치 등을 의미한다고 한다. 

민영화 이후 kt는 공공성을 저버리고 수익 극대화를 추구하면서 비용절감이 모든 경영진의 최우선 방침이 됐다.

이를 위해 곳곳에 분산되어있던 통신 장비를 고도로 집중시켰고 장비가 빠져나가면서 비게 된 전화국 건물은 통째로 매각하거나 부동산을 개발해서 오피스텔, 호텔 등 임대업으로 돌렸다. 

노조는 "그 실적 덕분에 경영진들은 두둑한 보너스를 챙길 수 있었다."며 "통신공공성을 위한 분산 배치는 완전히 무시됐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관리의 측면에서도 안이하기 짝이 없었다는 점도 거듭 확인되고 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화재 당시 KT 아현지점 근무자는 단 2명뿐이었다고 한다.  

민영화 이후 KT는 비용절감을 위해 노동자들의 휴일근무를 대폭 줄여나갔고 그 결과 긴급장애에 대비할 최소 인력조차도 근무하고 있지 않았던 셈이다. 

화재는 어쩔 수 없이 발생했을지 모르지만 이것이 엄청난 통신대란으로 비화된 것은 인재이며 KT 경영진의 책임이다. 

KT노조는 이번 통신대란 피해에 대해 KT 경영진은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며, 동시에 이번 사태를 계기로 KT구성원 모두 통신공공성에 관한 깊은 성찰을 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고 있다.

정부 역시 통신 공공성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전환과 함께 국가 기간 통신망 체제에 허점은 없는 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개선책 마련에 서둘러야 할 것이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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