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 김씨 의혹 검찰 "김혜경 불기소"…논란 안 끝나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에 등록한 이메일과 같은 국내 포털 '다음' 아이디가 접속한 곳이 이재명 경기지사 자택인 것으로 수사과정에서 드러났다.<그래픽=jtbc뉴스룸 캡쳐>

(서울=포커스데일리) 이현석 기자 = 검찰이 친형 강제입원 등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해서는 기소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른바 '혜경궁 김씨(@08__hkkim)' 계정주 의혹과 관련해 부인 김혜경씨에게는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11일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양동훈 부장검사)는 이 지사에 대해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친형 강제입원 시도, 검사 사칭, 성남 대장동 개발 업적 과장 등 3가지 의혹에 대해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김혜경씨 수사를 담당했던 수원지검은 김혜경씨가 이른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리했다.

김씨는 해당 트위터 계정의 실 소유주로 지목되며,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사건의 직접적 증거가 될 수 있는 김씨가 사용했던 휴대전화 확보에 실패한 점으로 미뤄 '혜경궁 김씨'의 실체를 파악하는데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재명 지사의 선거법 공소 시효 만료를 이틀 앞두고 나온 검찰의 결정에 대해 김혜경씨가 혜경궁 김씨라고 지목해 고발한 국민소송단 측과 바른미래당 측의 반발이 예상된다.

경찰에서 송치할 당시 경찰은 상당 부분 혐의점이 있다고 봤고 또 수사과정에서 어느 정도 검찰과의 협의 하에 이뤄졌음을 고려해볼 때 검찰의 불기소 방침에 쉽게 납득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법조 전문가들에 따르면 법조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일단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경우 대부분 검찰에서 죄가 인정된다 판단하고 기소하는 게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런데 경찰에서 기소의견 송치했는데 검찰에서 불기소로, 그것도 혐의 없음으로 처분하려면 조사가 많이 필요하고 혐의 없다고 뒤집을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들이 있어야 된다고 한다.

이에 대해 경찰 반응도 불편한 기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찰이 이날 "다소 의외"라는 이례적 입장문을 낸 것은 검찰의 진실 은폐에 대한 강력한 문제 제기인 동시에 결단코 수용할 수 없다는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도 보인다.

김영환 바른미래당 전 경기지사 후보도 전날(10일) 김 씨를 이 사건과 같은 혐의로 수원지검에 고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후보의 고발장이 접수되면서 재정신청 대상 사건에 해당하지 않던 이 사건은 공소시효 만료를 사흘 앞두고 대상 사건으로 전환됐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재정신청이 제기되면 법원은 3개월 이내에 기각 또는 공소제기 명령을 내려야 하며 이는 이 사건 공소시효와는 무관하다.

이정렬 변호사 측에서 궁찾사를 대리해 고발을 했고 고발한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 항고를 할 수 있는 제도도 남아 있다.

즉 검찰에 불복해 고등검찰청에 수사 다시 해 줘라. 그리고 검찰의 처분이 잘못됐고 새로운 증거가 있기 때문에 재기수사 명령을 하든지 아니면 직접 기소를 해 달라 요청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이 사건은 특징상 12월 13일 공소시효가 완성되기에 그 전에 새로운 증거를 제시해 항고를 하든지 검찰에 아무리 결정적인 증거를 낸다 하더라도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선거법 관련 검찰의 처분에 대해 불복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이 법원에 재정신청 의사를 제기해 아직 끝나지 않은 사건으로 남을 수도 있다.

즉 선거법 위반과 별개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와 관련해 법원이 김혜경씨의 기소 여부에 대해 결정할 수 있는 길은 열려있다.

앞서 이정렬 변호사는 10일 트위터에 "무혐의 결정을 예상하지 않은 바 아니다."라며 "다만, 무혐의 결정의 근거가 무엇인지 KBS 보도만 보아서는 아직 정확히 알 수가 없네요"라고 했다.

이어 "제가 예상했던 근거라면 계획했던 대로 진행하겠다."면서 "우선은 검찰의 공식발표, 그리고 불기소 결정문을 받아 본 후에 말씀올리겠다."고 해 이날 검찰 발표에 따라 다음 어떤 수순을 밟을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국 혜경궁 김씨 사전은 아직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님을 시사해 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검찰의 발표도 검찰은 '성명불상자'로 남은 이 계정 소유주가 드러날 때까지 기소중지 처분하기로 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검찰의 자신에 대한 기소 방침을 접한 후 가진 입장발표에서 "안타깝지만 예상했던 결론이라 당황스럽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히려 조폭연루, 스캔들, 일베, 트위터 계정주 사건 등 온갖 음해가 허구임이 밝혀진 것에 감사드린다"며 이 사건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이 지사가 이날 이제 도정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 지사는 법리적으론 무혐의일지라도 정치적으론 커다란 타격을 받았음에 분명해 보인다.

이현석 기자 nkc1@ifocu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