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데일리) 이완기 기자 = 삼성 에버랜드 노조와해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 등 관련자 13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는 노동조합법 위반 등의 혐의로 강 부사장과 에버랜드 전 인사지원실장 이 모 씨 등 1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 수사 결과 이들은 2011년 7월 복수노조 제도 시행을 앞두고 조장희 씨 등이 에버랜드에 노조를 설립하려고 하자, 그룹 미래전략실에서 마련한 노사전략을 바탕으로 노조와해 공작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종의 '어용노조'를 만들어 복수노조 제도 시행 전에 단체협약을 체결해 2011년 6월부터 2018년 3월까지 다른 노조가 설립되어도 단체협약 체결 요구권을 갖지 못하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는 "어용노조가 설립된 이후 며칠 만에 단체협약을 체결해 조 씨 등이 설립한 '삼성노조'가 단체협약 교섭요구를 하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어용노조 설립 신고서 등 노조설립에 필요한 서류를 대신 작성하는 등 어용노조 설립을 주도하고, 어용노조 위원장 등에게 언론대응 요령 등을 교육한 것으로 밝혀졌다.

수사 과정에선 '삼성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해 소속 간부들을 징계하려고 한 사실도 파악됐다.

검찰은 이들이 2011년 7월부터 2012년 6월까지 조 씨 등을 미행하며 비위를 수집해 조 씨를 해고하고 조합원 2명을 징계하면서 '삼성노조'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이 확보한 노조대응 문건에는 2011년 6월 에버랜드 측이 한 경찰서 정보과장을 만나 조 씨에 대한 수사를 요청한 내용이 담겨있었다.

조 씨가 대포 차량을 타고 있는 사실을 조사하거나 미행을 통해 음주운전 적발을 시도하는 등 조 씨를 압박한 것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과 적극적으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결국 조 씨가 회사 내에서 체포되게 하고 이를 해고 사유의 하나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검찰은 2011년 6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삼성노조' 조합원들과 가족을 지속적으로 미행하고 감시하면서 조합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제공 받은 혐의도 적용했다.

이완기 기자  fdn9100@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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