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청와대 앞 도로에 조국 장관 사퇴 촉구 집회 참가자가 누워있다. 그 뒤로 집회 모습이 보인다./연합뉴스

(서울=포커스데일리) 최갑수 기자 = 하늘이 열렸다는 개천절 광화문 광장엔 고성과 욕설이 난무한 가운데 정치 혐오와 증오만 남겼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과 자유한국당 등이 주최한 '문재인 정부 규탄 집회'가 곳곳에서 폭력집회로 얼룩졌다.

이날 집회엔 세 부류의 목소리가 한데 모였다. 한기총을 중심으로 한 개신교 무리와 한국당 당원들, 그리고 무당층의 일반 시민들의 모습으로 구분돼 보였다.

하지만 늘 보와 왔던 극렬 태극기부대 집회와 일개부처 장관을 탄핵하겠다고 머리깎고 거리로 나선 대한민국 제1야당의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집회엔 고성과 욕설 증오가 넘쳐났다.

오늘은 제일 기쁜 날이니 목사인 본인을 위해 헌금하라는 전광훈 한기총 회장의 헌금 강요는 차라리 양념에 가까워 보였다. 

태풍 미탁과 함께 쏟아진 물 폭탄에 집 잃고 망연자실한 피해 국민들은 아랑곳 않고 인원동원에만 급급해 인증샷에 열중한 한국당원들의 분주함 또한 돋보였다.

욕설과 함께 뒤 섞인 문재인 대통령 퇴진과 조국 사퇴 구호는 한 마디로 정치 실종과 함께 정치 증오로까지 연결된 듯 했다.

국민들의 마음을 파고들지 못하는 억지 함성은 소음과 소통의 광장이었던 광화문광장에 쓰레기만 남긴 건 아닌지 모르겠다.

청와대를 점령하겠다면 각목을 휘두르고 취재하는 방송사 여기자를 성추행하고 경찰에게까지 폭력을 자행한 집단의 반이성적 행태에 참가한 일부 시민들도 고개를 돌렸다 한다.

인천에서 초등학교 자녀와 함께 집회에 참석했다는 40대 시민은 '공포에 질려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를 달래느라 어찌할 줄 몰랐다'고 한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당시 광화문 광장에는 최소한 폭력도 쓰레기도 고성과 욕설은 없었다. 

암울하고 참담한 개천절이었음에 분명하다. 하늘이 열려 기념하는 개천절, 전국은 하늘이 뚫려 10여명이 목숨을 잃고 재산 피해를 입은 수많은 국민들이 탄식하고 있었고 그곳에 정치는 없었다.

검찰 개혁과 사법 정의를 요구하는 민의를 왜곡하고 역사를 부정하는 제1야당의 정쟁과 종교단체를 위장한 태극기세력들의 증오와 고성과 같은 잘못된 행태에 역사가 심판하고 민의가 심판하리라 믿는다.

최갑수 기자  focusgw@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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