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 채용비리 여러 사례…관련자 구속수사해야"

23일 오전 광주지방검찰청 앞에서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남대병원지부와 20개 사회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전남대병원 채용비리 사건 관련자 구속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광주=포커스데일리) 신홍관 기자 = 전남대병원 인사채용 비리 문제가 당초 흔한 자녀 채용비리를 넘어 또 다른 여러 사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관련자에 대한 구속수사와 범정부 차원의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용진 의원은 "전남대학교병원이 '불공정 채용비리'의 소굴이 됐다. 강력한 수사와 함께 관련자 파면, 공공기관의 구조적 비리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어 "국감을 통해 처음에는 전남대병원 사무국장의 아들과 조카 채용비리가 문제였고 아들의 여자 친구까지 채용돼 일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강조했다.

아울러 "아빠찬스, 삼촌찬스도 모자라 총무과장이 면접관으로 참여해 사무국장의 아들을 합격시키고, 사무국장은 총무과장의 아들을 1등으로 채용한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됐다"며 이른바 '품앗이 채용' 사례도 밝혔다.

이 같은 '품앗이 채용'은 사무국장이 채용비리로 교육부 징계까지 받은 뒤에 벌어진 황당한 일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 앞서 광주KBS라디오에 출연해 채용비리 당시의 사실을 상세히 설명했다.

박 의원은 이 자리에서 "전남대병원의 사무국장 아들이 채용이 됐는데 여기에 여자친구까지 (채용)됐고, 지난해 영상의학과 방사선과로 들어왔다. 이거 좀 너무한 거 아니야"라며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박 의원은 "이번에는 사무국장 바로 밑의 직급에 있는 총무과장 아들이 똑같은 영상의학과로 들어왔다. 이후 다시 또 확인을 하다 보니 작년에 사무국장 아들과 여자친구가 들어올 때는 이 총무과장이 면접관이었다"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자녀 채용비리를 넘어 병원 직원 6명의 자녀도 유사한 방법으로 채용됐다는 주장도 했다.

박 의원은 "올해 총무과장 아들이 들어올 때는 해당 사무국장이 면접관이었다. 그러다가 자료가 또 확인이 됐고, 교육부에도 숨기고, 자료도 내지 않았던 6명을 더 확인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용진 의원은 이에 대해 "우연치고 너무 이상한 게 이 보직자들의 이 자녀들이 모두 1등을 차지하고 들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2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전남대 병원 채용비리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어 "처음에는 자녀 채용 비리로 시작했다가 이제는 자녀를 포함한 고용 세습으로 이 문제가 확대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전남대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6개 국립대병원에서 110명이 이런 식으로 자녀 채용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교육부의 은폐의혹과 경찰 및 검찰 등 사법기관의 안일함에도 분을 참지 못했다.

박 의원은 "교육부가 손 놓고 있고 경찰과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안 하고 있으니까 해당 사무국장이 개인 PC하드디스크를 무단으로 교체해버렸다"고 한탄했다.

특히 "해당 사무국장은 현재 공로 연수 들어가버렸다"면서 "전남대병원이 조직적으로 꼬리 자르기 하고 있는 것 아니냐"라며 의구심을 표출했다.

한편 채용비리 중심에 선 전남대병원 사무국장은 최근 보직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홍관 기자 hksnews@ifocu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