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보수신당 당명채택회의에서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김무성, 유승민 의원 등이 공모를 통해 결정된 당명 '바른정당' 옆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2017.1.8/뉴스1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소속의 3선 의원들이 '보수우파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들은 27일 여의도의 한 한정식집에서 회동을 가졌다. 주최는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과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바른정당 의원이었다. 

이날 모임에는 자유한국당에서 이철우 의원을 주축으로 강석호·권성동·김성태·여상규·유재중·이명수·홍일표 의원이, 바른정당에서 김영우·김용태·이종구·황영철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중 권성동·김성태·여상규·홍일표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홍준표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바른정당을 집단탈당했던 이들이다.

이들 대부분은 바른정당 창당에 적극적이었던 의원들이다. 황영철 의원의 경우 바른정당의 전신이었던 비상시국회의의 대변인격으로 대언론 업무를 담당했었고, 김성태 의원은 바른정당의 초대 사무총장을 맡으며 조직을 만들었던 사람이다. 

'분당'에 적극적이었던 이들이 '통합'에도 적극적인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자강'을 주장하고 있는 유승민 의원은 오히려 분당에 미온적이었다. 유 의원은 '새누리당 전권 비상대책위원장'을 정우택 원내대표가 거절하기 전까지만 해도 공개적으로 분당을 거론하지도 않았다. 당시 새누리당 내에서 활로를 찾았던 그를, 현재의 통합파들이 비판하기도 했었다.

바른정당 내에선 "통합을 원하는 건 사실상 의원들 뿐"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이혜훈 전 대표가 사퇴했을 당시 대부분이 '유승민 비대위'를 지지했었다. 통합파 의원들이 이를 무산시킨 뒤 11월 초에 전당대회를 열기로 했던 것이다. 창당 초 '원외의 목소리를 존중하겠다'라고 공표한 것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보수신당(가칭) 창당 기자회견에서 정병국, 주호영 공동 창당추진위원장이 창당 선언을 하고 있다. 2016.12.27/뉴스1

바른정당 사무처의 분위기는 '침울'하다. 약 50여명 정도로 알려진 바른정당 사무처 당직자들은 대개가 해당 의원들을 '믿고 넘어간' 경우가 많다. 한 당직자는 "많이 침울해있다"면서도 "그래도 전당대회 등은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명이라도 추가로 탈당하게 된다면 바른정당의 원내교섭단체 지위는 박탈된다. 현재 바른정당은 정치자금법에 따라 분기별로 15억원 가량의 경상보조금을 지급받고 있지만,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하게 되면 보조금은 절반 가까이 줄어들게 된다. 당을 유지하기가 훨씬 어려워지는 셈이다. 

자강론자인 진수희 최고위원은 28일 열린 의원전체회의에서 "바른정당을 창당할 때의 명분은 '보수 이대로 안된다, 반성의 토대 위에 혁신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라며 "그렇게 자유당으로 귀순하고 싶으면 개별적으로 가라. 거기에 '보수 대통합'이라는 아름다운 용어를 오염시키지 말라"고 말했다. "자신들에게 올 비난을 물타기 하기 위해 전체 당을 끌고 가는 그런 행위를 하지 말라"고도 했다. 

통합파는 통합의 당위성을 안보 위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결국 내년 지방선거가 목표가 아니겠느냐"는 비아냥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이들은 지난 해 12월21일 새누리당 탈당 기자회견에서 "어떤 고난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국민에게 선언했다.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지금, 통합파 의원들의 '보수 대통합' 주장이 무색해지는 이유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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