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17.10.17/뉴스1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9일 강원랜드 내부고발자를 색출하려다가 '폭발'했다. 국회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강원랜드 국정감사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 과정에서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이 "지금 나에게 반말하는 겁니까"라고 되받기도 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이하 정) = 지난 9월15일 강원랜드 직원이 강원랜드 인사 문제 증언 과정에서 민주당 유력 실세가 있다고 한 것 들으신 적 있습니까?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이하 함) = 직원이 누군지 확인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정 = 한 달이 지났는데 그 방송에 어떤 강원랜드 직원이 나가서 얘기했는지 지금 파악하고 있다는 거에요? 
함 = 실명으로 돼 있지 않아서… 

정 = 강원랜드 직원인데 파악을 못하고 있는 거에요? 하는 데도 안나오는거에요? 말이 안되잖아요. 한 달이 지났는데 어느 직원이 나갔는지 모른다는 말이에요? 

(중략) 

정 = 사장님 모르고 계시죠? 큰 소릴 낼 입장이 아닌데 얘길 똑부러지게 하셔야죠. 모르는 거 아니냐? 아느냐 모르느냐 물어봤다. 그 다음을 얘기해야 내가 질의할 거 아니에요!
함 = 다음 질문 하시죠. 

정 = 지금 뭐하는 거야 이게! 함 사장! 그 다음 질문하시죠? 함 의원 국회의원 할 때 그 따위로 국감 받았어요? 무슨 대답을 해! 
함 = 다음 질문을 하시라고…

정 = 무슨 얘길 하고 있는 거야! 국감장 와서 그 다음 질문하시죠? 그게 무슨 태도야!
함 = 지금 나한테 반말합니까? 

정 = 내가 왜 반말 못해요?! 그건 내가 알아서 할거야! 국감 받으면서 그 다음 질문 하시죠? 이런 피감기관 내가 본 적이 없어

정 원내대표가 이같이 '폭발'한 것은 지난달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강원랜드 직원의 인터뷰 때문이다. 강원랜드 현직 직원은 익명으로 인터뷰를 했는데 "저도 실제로 국회의원 보좌관이 청탁하는 걸 현장에서 목격을 했다"고 했다. 이 직원은 "지금 민주당입니다. 거의 옛날에 실세였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해당 내부 고발자와 '민주당' 의원이 누군지를 밝히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자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강원랜드 채용 청탁 비리로 한국당이 수세에 밀리자 해당 민주당 의원이 누구인지 찾아내려는 의도인 셈이다. 

함승희 강원랜드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가스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2017.10.19/뉴스1

'한겨레'는 지난 16일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자료를 제공받아 '2013년 강원랜드 채용청탁 대상자 관리 명단'을 보도했다. 보도에는 권성동·염동열·한선교·김한표·김기선 의원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언급됐다. 

한국당은 해당 보도에 대해 이훈 의원의 자료 입수 경위를 문제 삼으며 맞서고 있는 중이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앞서 열린 국감대책회의에서 "산자위에서 강원랜드에 대한 우리 당의 인사가 거기에 포함됐다는 그 자료가 어떻게 공개되고 입수됐는지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논의해서 국감에서 철저 따져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만약 강원랜드 내부고발자를 찾아 해당 '민주당' 의원이 누군지 알아낸다면 이와 같은 보도에 대해 '역공세'가 가능해진다. 정 원내대표가 함 사장에게 마지막으로 한 발언이 질책성으로 느껴지는 이유다. 함 사장은 '친박연대' 출신으로 지난 16대 국회에서 정우택 원내대표와 함께 의정생활을 했다. 

정우택 = 지금도 말대꾸 하잖아 지금! 이러니까 강원랜드가 민주당 시절부터 무슨 공화국 얘기 듣는 거 아니에요. 거기서 임기 다됐으면 3년간 그런 병폐를 해소했어야지. 지금도 인사 적폐 문제 나와서 국감장에 나왔는데 창피한 줄 알아야지! 더구나 함 사장이 국회의원 안하고 법조인이 아니었으면 이런 얘기 안해요. 3년 동안 뭐한 거에요? 거기 앉아서. 청탁이나 받은 거에요? 

한편 '김현정의 뉴스쇼'는 해당 '민주당' 인사와 관련해 '지금 민주당이 아닌 당시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이었으며 현재 의원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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