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연설을 하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이명박 기념재단 홈페이지

(서울=포커스데일리)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17일 갑작스럽게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자신의 삼성동 사무실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MB는 최근 자신을 향하고 있는 검찰의 수사를 겨냥해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 "보수 궤멸" 등을 언급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MB의 금도를 넘어선 발언의 배경엔 '집사'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이 같은 날 구속됐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오히려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키맨'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 전 부속실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이던 1997년부터 보좌관을 해온 인물로 지난 2012년 당시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에게 금품을 수수, 징역 1년3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MB의 최측근이었던 정두언 전 의원은 "키는 김백준이 아니고 김희중 전 부속실장"이라며 "김 전 부속실장이 집사 중의 집사다. 성골집사"라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17일 tbs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에 출연해 "(MB가) 국회의원 때부터 (김 전 부속실장이) 보좌관을 쭉 해왔다. 김백준씨보다도 더 돈 관리나 이런 것을 직접했다"고 밝혔다. 김 전 부속실장이 MB의 내밀한 부분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알 거라는 의미다. 

김희중 전 부속실장은 지난 12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받고 난 김 전 실장은 취재진과 만나 "성실히 조사받았다. (검찰에서) 궁금해하시는 점이 많아서, 나름대로 잘 설명드렸다"고만 답변했다. 

김 전 부속실장의 진술 내용에 궁금증이 생기는 대목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8일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김 전 부속실장의 진술 내용을 폭로했다. "자신(김 전 부속실장)이 (국정원) 특활비 1억원을 지시에 의해서 받았고, 그것을 달러로 환전해서 김윤옥 여사를 보좌하던 제2부속실장 쪽에 주고, 그 돈이 김윤옥 여사의 명품 구입 등에 쓰였다"는 것이다. 

박 수석부대표는 "어제 저녁 정두언 전 의원이 모 언론에서 밝힌 것과 유사하게, 사실 저도 그제밤 김희중 전 부속실장의 검찰 진술내용에 대해서 제보를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김 전 실장의 검찰 출석 이후 MB측 변호사가 다급하게 그의 소재 등을 파악했고, MB의 측근들이 긴급대책회의를 가진 후 급기야 어제는 MB의 기자회견까지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희중 전 부속실장은 최근 "나도 살아야겠다"는 문자메시지를 MB측 인사에게 보냈다고 한다. MB에게서 등을 돌린 것이다. 정 전 의원은 이같은 배경에 대해서 설명했다. 

김 전 부속실장은 지난 2013년 징역 1년3개월을 선고받은 뒤 항소를 포기했는데, MB가 임기 말 사면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MB는 김 전 부속실장을 사면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생활고에 시달린 김 전 부속실장의 아내가 자살한다. 

"MB가 그렇게 집사 중의 집사인데 거기(빈소)를 가기는커녕 꽃도 안 보냈어요. 너 돈 받고 그랬지? 그러니까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그런 모습을 보인 겁니다. 김희중은 사실 자기 개인 돈 챙기고 그런 친구는 아닌데 저축은행 사건은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얽혔는데 하여간 어쨌든 김희중으로서는 정말 너무나 처절하게 배신감을 느꼈겠죠." 

정 전 의원의 말이다. 그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MB의 돈 관리를 다 했던 인사다. 정 전 의원은 "김 전 실장은 (BBK, 다스, 특활비 등) 모든 걸 다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직 대통령의 죽음까지 거론한 성명의 배경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MB에 대한 법적 처벌이 가능할까? 정 전 의원의 답은 "게임 끝났다"는 것이다. 

김민성 기자  led_zepplin_@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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