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삼성본관 앞.<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 페이스북>

(서울=포커스데일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2월 17일 구속된 이래 353일 만에 석방됐다.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는 이날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등 삼성측 핵심관계자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같은 감형의 가장 큰 이유는 묵시적 청탁이라는 부분이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날의 재판 결과는 특검의 칼과 막강 변호인단을 구성한 삼성측 변호인단의 방패라는 대결에서도 관심을 불러 모았다.

과연 재판부가 재벌 봐주기식 관행에서 벗어나 국정농단으로까지 비화된 정경유착의 재발 방지를 위해 대표적 재벌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에게 단죄를 내릴 것인지에 국민적 관심이 쏠렸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 판결로 이 부회장은 자유의 몸으로 돌아왔지만 삼성으로선 국민적 정서를 무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여야의 반응도 극명히 갈렸다. 범여권은 "법원의 유전무죄 적폐"를 비판한 반면, 자유한국당만 홀로 "재판부의 소신있는 판결에 경의를 표한다"며 환영했다.

과거 재벌 회장들의 항소심에서 나오던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등 이른바 '정찰제 판결'이 부활한 것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항소심 재판부에 대한 비판의 여론이 거세지며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삼성제품 불매 운동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정경유착의 검은 고리를 끊고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진정한 대 국민 사과의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과거처럼 재벌 총수들이 풀려나며 국민 여론 잠재우기식 처방을 내놓아선 역풍에 휘말릴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 구치소에서 풀려나며 "지난 1년은 나를 돌아보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이 같은 말처럼 돌아본 만큼 무엇을 더 세심히 살필 것인지에 대한 이 부회장과 삼성의 향 후 행보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오늘 이 시간에도 서울 서초동 삼성본관 앞에는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등 삼성의 피해자들이 삼성의 진정한 사과와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서초동 삼성본관 앞.<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 페이스북>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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